종자연 회원님들께
종교 갈등 없는 세상을 꿈꾸며
저는 지난 3월 25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종자연 대표로 선출되었습니다. 종자연 창립을 주도하셨고, 지난 12년 동안 대표를 맡으셨으며, 지금은 상임고문으로 추대되신 박광서 교수님의 뒤를 잇는 자리라 매우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분이 지금까지 이루어 오신 눈부신 발자취를 이을 뿐 아니라 더 나은 단체로 발돋움해야 할 시점에서 제가 감당할만한 일로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망설임 끝에 종자연 대표를 맡게 된 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여름, 국내 한 언론기관이 “종자연은 위장된 불교단체”라고 여러 차례에 걸쳐 비판적인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기사를 접하고 저는 매우 당혹스럽고 죄송했습니다.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이런 오해를 사게 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종자연 창립멤버입니다. 2006년 창립 당시 종자연은 초종교적으로 균형을 이룬 시민단체로 조직되었습니다. 박광서 교수님과 불교계가 주도하였지만 가톨릭, 개신교, 원불교 등 범종교단체들과 학자, 법률가 등 각계 시민들이 폭넓게 참여한 초종교시민단체 겸 민간연구기관으로 출발했습니다. 2008년에는 종자연보다 앞서 창립되었던 학자연(학교종교자유를위한시민연합)과 통합하였습니다. 학자연은 개신교인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단체로 종자연과 하는 일과 목적이 거의 같았기에 양 단체가 자연스럽게 통합에 합의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창립 이후 6년이 지난 2012년에는 불자님들 이외에는 뜻을 함께 했던 분들 대부분이 종자연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저의 은사이신 길희성 선생님(현 종자연 상임고문)과 함께 학자연 창립을 주도했고 종자연과의 통합도 제안했던 저로서는 매우 당혹스런 결과였습니다.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제가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그 언론사의 보도사건 이후 종자연 밖에서뿐만 아니라 종자연 내에서조차 종자연이 불교단체냐 아니냐로 설왕설래하는 실정이 되었습니다.
해당 신문사가 종자연을 위장 불교단체라고 주장하면서 내세운 또 하나의 이유는, 종자연 활동이 이른바 ‘개신교 때리기’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주장도 전혀 근거가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종자연이 불교, 가톨릭, 개신교 등 모든 종교조직을 대상으로 차별을 두지 않고 감시역할을 해왔지만 다른 종교에 비해 개신교에 더 많은 문제를 제기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왜 종자연이 다른 종교에 비해 개신교와 두드러진 갈등을 빚게 되었을까요? 변명의 여지없이, 개신교가 우리 사회에 가하는 무례와 무질서, 위법행위 등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능력의 부족을 절감하면서도 종자연 대표직을 맡게 된 데는 바로 이런 책임감 때문입니다. 개신교인인 제가 대표가 되었기에 종자연이 불교단체라는 주장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개신교 관계자와 기관들은 종자연 활동에 대해 시비를 걸 것이 아니라 자신을 깊이 돌아보고 사회적으로 무례와 무질서를 일으켜왔던 지난날의 행태를 바로잡아야 할 것입니다.
저 역시 종자연 대표이기 전에 한 명의 기독교인으로서 개신교인들이 지금까지 저지른 무례한 언행에 대해 불자님을 비롯한 이웃종교인, 그리고 종교가 없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사죄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개신교인들의 무례와 독선을 넉넉한 자비심으로 참아내고 품어주신 불자님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앞으로도 종자연은 우리 사회에서 종교차별을 조장하거나 갈등을 일으키는 현상이 나타날 때마다 어느 종교에도 기울지 않고 중립적이며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저는 부처님과 불교의 가르침을 깊이 흠모하는 기독교인입니다. 저처럼 불교를 존경하고 흠모하는 기독교인들은 세계적으로 많습니다. 철학자 칸트, 헤겔, 니이체, 과학자 아인슈타인,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 리처드 기어, 올랜도 블룸, 키아누 리브스, 제니퍼 로페즈... 이분들은 모두 기독교인이거나 기독교문화권에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자기 종교나 문화의 우월성에 빠지지 않고 자유롭게 영적 여행을 떠나 불교에 귀의하거나 심취한 분들입니다.
저는 언젠가 기독교도 교리적 독선과 배타에서 벗어나 세계인들로부터 존경받는 따뜻하고 포용적인 종교로 거듭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독교가 반드시 가야만 할 길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는 독선과 배타가 자리잡을 틈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저는 모든 종교인들이 자기 종교 뿐 아니라 이웃종교에 대해서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여, 마침내 종교로 인한 갈등이 완전히 사라진 지구마을을 꿈꾸고 있습니다. 종자연의 존재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 길을 종자연 회원 여러분과 함께 걸을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2017. 4. 24 신임 대표 류상태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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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연 회원님들께
종교 갈등 없는 세상을 꿈꾸며
저는 지난 3월 25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종자연 대표로 선출되었습니다. 종자연 창립을 주도하셨고, 지난 12년 동안 대표를 맡으셨으며, 지금은 상임고문으로 추대되신 박광서 교수님의 뒤를 잇는 자리라 매우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분이 지금까지 이루어 오신 눈부신 발자취를 이을 뿐 아니라 더 나은 단체로 발돋움해야 할 시점에서 제가 감당할만한 일로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망설임 끝에 종자연 대표를 맡게 된 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여름, 국내 한 언론기관이 “종자연은 위장된 불교단체”라고 여러 차례에 걸쳐 비판적인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기사를 접하고 저는 매우 당혹스럽고 죄송했습니다.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이런 오해를 사게 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종자연 창립멤버입니다. 2006년 창립 당시 종자연은 초종교적으로 균형을 이룬 시민단체로 조직되었습니다. 박광서 교수님과 불교계가 주도하였지만 가톨릭, 개신교, 원불교 등 범종교단체들과 학자, 법률가 등 각계 시민들이 폭넓게 참여한 초종교시민단체 겸 민간연구기관으로 출발했습니다. 2008년에는 종자연보다 앞서 창립되었던 학자연(학교종교자유를위한시민연합)과 통합하였습니다. 학자연은 개신교인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단체로 종자연과 하는 일과 목적이 거의 같았기에 양 단체가 자연스럽게 통합에 합의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창립 이후 6년이 지난 2012년에는 불자님들 이외에는 뜻을 함께 했던 분들 대부분이 종자연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저의 은사이신 길희성 선생님(현 종자연 상임고문)과 함께 학자연 창립을 주도했고 종자연과의 통합도 제안했던 저로서는 매우 당혹스런 결과였습니다.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제가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그 언론사의 보도사건 이후 종자연 밖에서뿐만 아니라 종자연 내에서조차 종자연이 불교단체냐 아니냐로 설왕설래하는 실정이 되었습니다.
해당 신문사가 종자연을 위장 불교단체라고 주장하면서 내세운 또 하나의 이유는, 종자연 활동이 이른바 ‘개신교 때리기’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주장도 전혀 근거가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종자연이 불교, 가톨릭, 개신교 등 모든 종교조직을 대상으로 차별을 두지 않고 감시역할을 해왔지만 다른 종교에 비해 개신교에 더 많은 문제를 제기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왜 종자연이 다른 종교에 비해 개신교와 두드러진 갈등을 빚게 되었을까요? 변명의 여지없이, 개신교가 우리 사회에 가하는 무례와 무질서, 위법행위 등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능력의 부족을 절감하면서도 종자연 대표직을 맡게 된 데는 바로 이런 책임감 때문입니다. 개신교인인 제가 대표가 되었기에 종자연이 불교단체라는 주장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개신교 관계자와 기관들은 종자연 활동에 대해 시비를 걸 것이 아니라 자신을 깊이 돌아보고 사회적으로 무례와 무질서를 일으켜왔던 지난날의 행태를 바로잡아야 할 것입니다.
저 역시 종자연 대표이기 전에 한 명의 기독교인으로서 개신교인들이 지금까지 저지른 무례한 언행에 대해 불자님을 비롯한 이웃종교인, 그리고 종교가 없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사죄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개신교인들의 무례와 독선을 넉넉한 자비심으로 참아내고 품어주신 불자님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앞으로도 종자연은 우리 사회에서 종교차별을 조장하거나 갈등을 일으키는 현상이 나타날 때마다 어느 종교에도 기울지 않고 중립적이며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저는 부처님과 불교의 가르침을 깊이 흠모하는 기독교인입니다. 저처럼 불교를 존경하고 흠모하는 기독교인들은 세계적으로 많습니다. 철학자 칸트, 헤겔, 니이체, 과학자 아인슈타인,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 리처드 기어, 올랜도 블룸, 키아누 리브스, 제니퍼 로페즈... 이분들은 모두 기독교인이거나 기독교문화권에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자기 종교나 문화의 우월성에 빠지지 않고 자유롭게 영적 여행을 떠나 불교에 귀의하거나 심취한 분들입니다.
저는 언젠가 기독교도 교리적 독선과 배타에서 벗어나 세계인들로부터 존경받는 따뜻하고 포용적인 종교로 거듭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독교가 반드시 가야만 할 길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는 독선과 배타가 자리잡을 틈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저는 모든 종교인들이 자기 종교 뿐 아니라 이웃종교에 대해서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여, 마침내 종교로 인한 갈등이 완전히 사라진 지구마을을 꿈꾸고 있습니다. 종자연의 존재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 길을 종자연 회원 여러분과 함께 걸을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2017. 4. 24
신임 대표 류상태 목사 드림